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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과 FOMC에 주목하는 이유

미국 연준도 통화량 조절이라는 과제를 갖고 있겠죠? 미국은 세계 경제의 중심이기 때문에 연준의 통화정책은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연준의 통화정책은 FOMC에서 결정합니다. FOMC란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입니다. FOMC는 1년에 8번, 1박 2일동안 토론을 통해 회의를 진행하고 회의가 끝나면 내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의장이 내용을 공개합니다. 여기에서 금리, 인플레이션, 통화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FOMC 회의록이 어떻게 나왔느냐에 따라서 증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FOMC는 회의에는 7명의 연준이사들과 12명의 지역연준 총재들이 참가합니다. 이중에서 투표권을 갖는 사람들은 12명이에요. 연준 이사 7명과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포함한 8명은 영구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고 여기에 12명의 지방 연방은행 총재 중에서 4명이 1년 단위로 번갈아 가며 투표권을 갖습니다. 그래서 어떤 성향을 지닌 인물이 FOMC 위원이 되느냐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죠.


여기에서 ‘매파’와 ‘비둘기파’가 등장합니다. 외형에서 느껴지다시피 ‘매파’는 강경파, ‘비둘기파’는 온건파를 의미하는데요. 원래 이 단어는 정치권에서 사용되다가 지금은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을 구분하는 용도로 쓰입니다.

영어로 매파는 hawk, 비둘기는 dove라고 불러요. 그래서 외신에서 ‘하키쉬하다(hawkish)’ ‘도비시하다(dovish)’는 말이 나오면 각각 ‘매파적이다’, ‘비둘기파적이다’라고 해석하시면 되겠습니다. 매파도 비둘기파도 아닌 중립적 입장을 가진 쪽을 ‘올빼미파’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통화량을 조절하는 원리

양적 긴축이든 양적 완화든 핵심은 시장안에 풀려있는 돈의 양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는지 파는지에 따라서 긴축과 완화가 결정됩니다. 채권이라는 것은 돈을 빌려간 사람이 발행하는 일종의 ‘빚 증서’입니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산다는 것은 국가든 민간이든 시장의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대신에 빚 증서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가나 민간이 발행한 채권을 중앙은행이 사면 시장에 돈이 풀리죠.

 

코로나가 한창 심했던 2020년을 생각해볼게요.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침체되니까 연준은 일단 금리를 낮췄습니다. 그러면 시중은행들도 기준금리에 맞춰서 금리를 조정합니다. 금리를 낮추면 시장에 돈이 풀리고요. 이자를 적게 내도 되니까 돈을 빌리는 값이 저렴하다고 느낀 가계와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가기가 쉽거든요. 기업은 그 돈으로 투자를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고용도 늘고 생산량도 증가합니다. 소비자들은 지출을 늘리고요. 이런 선순환으로 경기가 활성화됩니다. 그래서 코로나 초반에는 ‘제로금리’가 이슈였죠.
미국은 비슷한 시기에 양적완화도 진행했어요. 연준은 2020년 3월과 4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했습니다.


채권은 중앙은행의 주요 자산이기 때문에 채권을 매입했다는 것을 ‘자산매입’이라고도 부릅니다. 돈을 풀었다는 의미에서 양적완화, QE(Quantitative Easing)라고도 칭하고요. 양적완화 QE 자산매입 모두 같은 말인 것입니다.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 이걸 슬슬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겠죠? 그래서 새로운 자산을 매입하긴 하는데 그 속도를 늦춥니다. 채권을 사긴 사는데 예전만큼 많이 사진 않고, 돈을 풀긴 푸는데 천천히 푸는 것이죠. 이것을 ‘테이퍼링’, 우리나라말로는 ‘자산매입 축소’라고 불러요. 2020년에는 코로나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시장에 돈을 풀었다면 2021년에는 돈을 푸는 속도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해서 작년 한 해 ‘테이퍼링’이 이슈가 되었던 것입니다. 작년 11월부터 테이퍼링이 시작됐어요. 그 테이퍼링이 올 3월에 끝난 뒤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겁니다. 그 뒤에 양적 긴축에 들어갑니다.


테이퍼링이랑 양적긴축이 뭐가 다른지 헷갈릴 수 있는데요. 연준이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고 줄이다가 매입을 중단하더라도 만기가 온 채권을 재투자한다면 연준이 보유한 채권의 규모는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겁니다. 그래서 긴축효과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고 채권을 팔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빚 증서를 보여주면서 “당신이 채권을 발행하면서 5년 뒤에 100억원을 갚겠다고 하셨죠? 그 5년 만기가 돌아왔습니다. 이자까지 더해서 돈을 갚으세요”라고 요구하는거예요. 그러면 시중의 돈이 중앙은행으로 흘러갈 것이고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것을 양적 긴축이라고 불러요. 영어로는 Quantitative Tightening, QT라고 칭합니다.

연준도 일종의 기업이기 때문에 자산, 부채, 자본을 작성한 회계 장부를 작성하겠죠? 자산, 부채, 자본이 적힌 표를 ‘대차대조표’, 영어로는 ‘밸런스시트(Balance Sheet)’라고 부릅니다. 아까 채권은 연준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대차대조표를 축소한다’, ‘밸런스시트를 축소한다’는 것은 연준이 보유한 자산을 줄인다는 의미입니다. 양적 긴축이죠. 현재 연준이 8조 80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중인데 이 양을 줄일 예정입니다.

정리하자면 테이퍼링은 채권을 사들이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고 양적긴축은 채권을 팔면서 시중의 돈을 흡수하는 작업입니다. 연준의 주요 자산이 채권이기 때문에 채권을 판다는 것은 연준의 자산을 줄인다는 뜻이고 바꿔말하면 대차대조표를 축소한다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과거에 긴축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왜 지금 이렇게 이슈가 되는 것일까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에 걸쳐서 서서히 긴축해왔던 연준이 코로나19 이후에는 약 2년에 거쳐서 그 과정을 이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Fed의 긴축시계가 빨라졌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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